2005년 1월 2일 일요일

2005년 신춘문예 시부분 당선작......

올해도 어김없이 1월 1일자 신문들에는
각 신문사에서 발표한 신춘문예 당선작들이 실려 있었다.

대부분의 하루하루 무미건조한 시간으로 살아가는 나에게도
이날만큼은 신문의 활자들을 허기에 찬 짐승마냥 허겁지겁
삼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00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겨울강 / 정철웅

 겨울은 벌써 강으로 내려와 깊어졌다
 저녁이 창백한 달 한 장
 자작나무 숲에 걸어놓고 내려오면
 나는 서둘러 강가로 나간다
 영하의 기온이 시퍼런 칼날을 세워
 통째로 귓바퀴를 오려내고
 정신의 노둔함 속으로 저를 밀어 넣는다
 내 안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것들이
 소스라치며 칼날을 피하고
 나는 잠시 묵은 현기증을 꺼내어
 서서히 달빛이 맑게 걸리는 나무에 기대어 둔다
 강 건너 이제 막 눈을 뜬 불빛들이
 저녁강의 어스름을 밟고 와
 눈을 맞추며 따스함을 건네 온다
 저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발걸음이 고단한 곳마다 등불을 밝히면
 이 지독한 혹한 속에서도 살아가는 일은 아름다운 것
 낮은 불빛 아래 이마를 맞댈 생각이
 빨랫줄처럼 그대의 창으로 날아가 매이고
 나는 눈물뿐인 그리움을 꺼내 하얗게 널어둔다
 저 혹한의 중심을 딛고 나는 건너가리니
 고단한 삶의 누추를 단단히 얼리어 벽을 세우고
 혹한의 맑음을 재단하여 창을 달아내면
 그대의 이마에 징표처럼 돋아나는 분홍빛이여
 내 삶의 남루들이 제각기 옷깃을 세우고 걸어가는
 밤 깊은 겨울강의 단단한 얼음장 위,
 한 무리 푸른 별빛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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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욕심으로 다 담지 못할 만큼의 활자를 먹다 보면 어느새
느껴지는건 포만감이 아닌 너에대한 그리움......

詩여, 너에게 묻는다. 우리의 사랑은 아직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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