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5일 금요일

부를 수 없는 노래

부를 수 없는 노래

꽃잎도 돌아눕는 저물녘 이면
사람냄새 그리워 눈물 흘리는
배고픈 내 영혼과 상면해야 했다

세월에 저당잡힌
성전같은 영혼도
빛바랜 외투 벗어던지면
노을처럼 누추해지는 것
몇 병의 술 나눠 마시면
바람처럼 친구도 떠났고
검은 상처 홀로 껴안은 채나는
사소한 그림자들을 지워야 했다

때때로 새벽에 일어나 창도 닦고
쓸쓸한 가슴 위에 불밝힐 등도 씻어 보았지만
진부한 유행가 가사에 조차 눈물 뿌리는
이 외오운 발작이
나는 싫었다 부를 수 없는 노래가 싫었다

행방불명된 내 영혼에 대한 수소문은 언제나 부질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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