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중반 이후 소련의 영화가 당시 소련의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해빙’의 거센 물결 속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그 영화들이 그려낸 전쟁이 잘 확인해준다. 다소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그 이전 시기의 소련영화들, 그러니까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원칙 아래서 만들어진 소련영화들에서 전장(戰場)은 영광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 거기서 인민들은 대의를 위해 투쟁을 벌였고 결국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해빙기’의 영화들은 이것과는 다른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보았다. 이전의 영화들이 집단을 강조했다면 해빙기의 영화들은 개인에 주목했고, 이전의 영화들이 영광의 전장을 그렸다면 해빙기의 영화들은 고통의 전장에 눈을 돌렸다. 그럼으로써 전쟁이란 개인들에게 참기 힘든 고통과 상실을 남겨주는 것이라고 해빙기의 영화들은 말했다. 미하일 칼라토조프 감독의 <학이 난다>는 그리고리 추크라이 감독의 <어느 병사의 발라드>(1959)와 함께 ‘수정주의적’인 시각으로 전쟁을 들여다본 1950년대 소련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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